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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빈방문 윤 대통령에 바란다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 주 미국을 국빈방문한다. 한국 대통령의 국빈방문은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라 한인사회에도 반가운 일이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외국 정상의 미국 국빈방문은 임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이어 윤 대통령이 두 번째다. 그만큼 바이든 정부도 한미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올해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맞는 해다.  한인들이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 관련 뉴스에 기대와 관심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동안 양국은 확고한 군사적 동맹을 토대로 중요한 경제 파트너로서의 관계도 발전시켜 왔다. 양국 간 굳은 신뢰 관계가 바탕이 됐기에 가능한 일이다.   윤 대통령의 이번 방미 목적 역시 외교·안보와 함께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중요성이 강조되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19일 윤 대통령이 방미 기간에 ‘첨단기술동맹 강화’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미단에 주요 대기업 회장과 경제단체장들, 중견 기업인이 대거 포함된 것이 이런 의지를 보여준다. 이들이 참여하는 행사도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첨단사업 포럼 등의 형식으로 실질적인 성과에 역점을 둔 모습이다.  최근 K드라마 등의 미국 내 인기를 감안, 영상 콘텐트 산업 분야의 투자 협력 논의 계획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방문이 한미관계의 새로운 70년을 준비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한인사회도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환영하고 있다. 굳건한 한미 동맹관계의 확인은 한인사회가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다.  또한 한인사회의 위상도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 거주하는 250만 한인들이 이번 국빈방문에 큰 기대감을 갖는 이유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은 한국 정부가 한인사회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한인사회를 단순히 ‘미국 거주 한인들’이 아닌 국가 자산으로 생각하라는 것이다.     한인사회는 미국에서 가장 성공적인 이민자 커뮤니티 중 하나로 꼽힌다. 한인 1세들은 특유의 근면·성실함으로 단기간에 경제적 기반을 닦았고, 이를 토대로 미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2세들이 늘고 있다. 이렇게 축적된 저력은 한인 연방하원의원을 4명이나 배출하는 정치적 성장으로도 이어졌다.     이런 한인사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한국의 국익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종합적 전략이 필요하다. 또 6월에 출범하는 재외동포청의 올바른 방향성 설정에도 중요한 일이다.       이미 한인사회를 전진기로 활용해 효과를 보는 기업도 많다. 한인 시장에 먼저 진출해 체력을 키운 후 타인종 시장 공략에 나서 성공하는 한국 기업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한인사회가 훌륭한 ‘테스트 시장’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한인사회는 미국인들에 한국을 알리고 한류를 확산하는 교두보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이 이번 방미 기간에 해외 최대 한인 거주지인 LA를 방문하지 않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너무도 빡빡한 일정 탓이다. 다만 어렵더라도 직접 한인들의 목소리를 듣는 기회를 최대한 많이 만들었으면 한다.      윤 대통령은 해외 한인사회에 관심이 많은 대통령이다. 대선 당시 재외동포청 신설을 공약에 포함했고 취임 1년 만에 이를 실천했다. 이번 국빈방문 기간에도 한인사회를 위한 희망의 메시지가 있기를 기대한다. 사설 국빈방문 대통령 한국 대통령 대통령 취임 프랑스 대통령

2023-04-19

[글로벌 아이] 워싱턴과 국빈방문

#지난달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마당에 난방시설을 갖춘 대형 천막들이 세워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만찬에 초대된 400여 명의 손님을 맞기 위한 시설이었다. 행사장은 프랑스 국기색인 빨강·파랑·흰색의 꽃으로 장식됐고, 테이블엔 프랑스제 와인잔이 놓였다. 미국이 호주에 핵잠수함을 지원하면서 호주와 맺은 잠수함 건조 계약이 깨지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유럽산 자동차가 차별받게 되면서 프랑스의 심기는 좋지 않은 상태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 집무실에서 2시간이나 이야기를 나눴고, “유럽을 지휘하는 지도자”란 립서비스도 아끼지 않았다. 이 때문인지 회담 전 “IRA는 아주 공격적인 제도”라며 독설을 했던 마크롱 대통령의 분위기도 바뀌었다. 딱히 결론은 없었지만 IRA에 대한 언급은 사라졌고, 오히려 공동회견 때는 바이든을 향한 프랑스 기자의 날 선 질문에 본인이 대신 나서 답해주기까지 했다. 회담 후엔 “회의적인 냄새만 남긴 브로맨스”(뉴욕타임스)라는 평가도 나왔다.   #지난주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했다. 부인과 동행하지 않은 실무 방문이었고, 바이든 대통령과 만난 시간은 회담 60분, 업무 오찬 54분이 전부였다. 백악관에서 만난 일본 특파원에게 너무 짧은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서로 반대할 게 거의 없어 그랬을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도 회담 중 “우리가 어디서 어떻게 이견을 가졌는지 찾아내는 게 더 어려울 정도”라며 ‘찰떡 공조’를 과시했다. 일본 입장에선 짧은 시간 오히려 얻어낼 것은 다 얻어냈다는 평가다. 반격능력을 갖추는 새 방위전략에 미국은 전폭적인 지지를 표했고, 핵을 포함한 모든 수단으로 일본을 지켜주겠단 약속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은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에선 대통령 내외가 모두 초대받는 마크롱식의 국빈방문을 타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벌써 들린다. 전임 대통령이 못한 상하원 합동 연설도 추진한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 납세자 돈으로 대야 하는 국빈방문은 미국 여당 내에서도 반발이 크다. 상하원 합동 연설을 위해선 분열된 의회를 일일이 설득해야 한다. 우리 입장에선 IRA뿐 아니라 최근 불거진 자체 핵무장 이슈 등 시각차를 좁히기 힘든 현안이 많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일본처럼 무작정 보조를 맞추기도 어렵다.   우리에게 필요한 방미는 마크롱식일까, 기시다식일까. 물론 대우와 실리를 모두 챙기면 좋겠지만 우리 외교력을 어디 집중할지는 고민해볼 시점이다. 김필규 / 한국 중앙일보 워싱턴특파원국빈방문 워싱턴 글로벌 아이 프랑스 대통령 지난달 워싱턴

2023-01-18

[J네트워크] 워싱턴과 국빈방문

#지난달 워싱턴 백악관 앞마당에 난방시설을 갖춘 대형 천막들이 세워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만찬에 초대된 400여 명의 손님을 맞기 위한 시설이었다. 행사장은 프랑스 국기색인 빨강·파랑·흰색의 꽃으로 장식됐고, 테이블엔 프랑스제 와인잔이 놓였다. 미국이 호주에 핵잠수함을 지원하면서 호주와 맺은 잠수함 건조 계약이 깨지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유럽산 자동차가 차별받게 되면서 프랑스의 심기는 좋지 않은 상태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 집무실에서 2시간이나 이야기를 나눴고, “유럽을 지휘하는 지도자”란 립서비스도 아끼지 않았다. 이 때문인지 회담 전 “IRA는 아주 공격적인 제도”라며 독설을 했던 마크롱 대통령의 분위기도 바뀌었다. 딱히 결론은 없었지만 IRA에 대한 언급은 사라졌고, 오히려 공동회견 때는 바이든을 향한 프랑스 기자의 날 선 질문에 본인이 대신 나서 답해주기까지 했다. 회담 후엔 “회의적인 냄새만 남긴 브로맨스”(뉴욕타임스)라는 평가도 나왔다.   #지난주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워싱턴을 방문했다. 부인과 동행하지 않은 실무 방문이었고, 바이든 대통령과 만난 시간은 회담 60분, 업무 오찬 54분이 전부였다. 백악관에서 만난 일본 특파원에게 너무 짧은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서로 반대할 게 거의 없어 그랬을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도 회담 중 “우리가 어디서 어떻게 이견을 가졌는지 찾아내는 게 더 어려울 정도”라며 ‘찰떡 공조’를 과시했다. 일본 입장에선 짧은 시간 오히려 얻어낼 것은 다 얻어냈다는 평가다. 반격능력을 갖추는 새 방위전략에 미국은 전폭적인 지지를 표했고, 핵을 포함한 모든 수단으로 일본을 지켜주겠단 약속도 재확인했다.   대통령실은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워싱턴에선 대통령 내외가 모두 초대받는 마크롱식의 국빈방문을 타진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벌써 들린다. 전임 대통령이 못한 상하원 합동 연설도 추진한다고 한다. 하지만 미국 납세자 돈으로 대야 하는 국빈방문은 미국 여당 내에서도 반발이 크다. 상하원 합동 연설을 위해선 분열된 의회를 일일이 설득해야 한다. 우리 입장에선 IRA뿐 아니라 최근 불거진 자체 핵무장 이슈 등 시각차를 좁히기 힘든 현안이 많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일본처럼 무작정 보조를 맞추기도 어렵다.   우리에게 필요한 방미는 마크롱식일까, 기시다식일까. 물론 대우와 실리를 모두 챙기면 좋겠지만 우리 외교력을 어디 집중할지는 고민해볼 시점이다. 김필규 / 워싱턴특파원J네트워크 국빈방문 워싱턴 프랑스 대통령 지난달 워싱턴 윤석열 대통령

2023-01-18

[J네트워크] IRA에 대한 항의는 마크롱처럼

“바이든 대통령은 장기적으로 자국을 위해 더 많은 산업 일자리를 창출하고 강력한 산업을 구축하고 공급 물자를 확보하기를 원합니다. 그런데 이것은 우리의 접근 방식이기도 합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 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해 한 말이다. 두 가지 점에서 인상적이었다. 백악관은 IRA가 기후변화 대응정책이라고 강조하지만 마크롱은 제조업 일자리 만들기를 핵심으로 봤다. 요약하면 ‘당신이 미국인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듯 나도 내 국민을 위해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직격했다. 한국 정부가 밀고 있는 ‘동맹 기업의 손해’ 논리보다 49년 차 정치인 바이든에게는 마크롱식 접근이 오히려 통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마크롱은 전날 의회에서 IRA가 자국 기업에 “지나치게 공세적”이라고 항의했다. 프랑스에서 중산층 일자리가 붕괴할 것이라며 “(IRA가) 당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내 문제는 더 악화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메시지 못지않게 중요한 게 전달 방식이다. 비공개 오찬에서 한 발언이 익명 참석자를 통해 AFP통신 보도로 알려졌다. 연설이나 기자회견 같은 공개 발언보다 상대를 배려한 것으로 보이면서도 ‘울분’은 고스란히 전달됐다.   유럽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8월 IRA 통과 직후 워싱턴으로 달려온 한국과 달리 프랑스와 유럽연합(EU)은 묵직하고 느리게 반응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으로 “결함”을 인정하는 ‘성과’를 거뒀다. 유럽은 미국과 협상에 나서는 한편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으로 ‘바이(Buy) 유러피언 법’을 만들 수 있다고 운을 띄웠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무역정책이 “서방을 둘로 쪼갤 수도 있다”고도 경고했다. 마크롱은 바이든 정부의 보호주의 정책 방향이 옳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대차가 2025년 미국에서 전기차를 본격 생산하기 전까지 2년 동안 한국산 전기차의 미국 내 판매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한국 정부보다 보편적 공감대를 일으키고 있다.   작심하고 쓴소리를 내뱉은 마크롱이지만 바이든은 그를 극진히 대접했다. 백악관 잔디밭에 유리 텐트를 세우고 유명인 등 400명 넘게 초대해 국빈 만찬을 열었다. 유럽의 리더로 자리매김한 마크롱은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헤쳐나가고 러시아·중국과 맞서는 등 대외정책 추구에서 절대적으로 협력해야 할 존재다. 그만큼 몸값이 높다. 통상 외교의 시선을 넓히고 나라 몸값을 높여야 협상력도 따라올 것으로 생각한다. 박현영 / 워싱턴 특파원J네트워크 항의 ira 프랑스 대통령 산업 일자리 중산층 일자리

2022-12-12

[열린 광장] 11월의 꽃, 그리고 명암

11월의 꽃은 빛깔과 모양이 다양한 국화(chrysanthemum)다.   11월을 뜻하는 노벰버(November)는 원래 9를 의미하는 라틴어  novem,에서 왔지만, 로마의 여러 황제 때문에 11월이 되었다고 한다. 옛날 앵글로우색슨 족은 11월을 ‘바람의 달’ 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 피의 달’ 이라 부르기도 했다는데,  ‘피의 달’은 겨울 양식을 준비하기 위해 동물을 사냥한 계절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11월에 태어난 유명인도 많고 역사적으로 이달에 벌어진 사건들도 많다.   우선 1815년 11월1일 태어난 유명한 미국 의사 크로퍼드 W. 롱은 세계 최초로 마취제 ‘either’를 사용한 인물이다. 그리고 11월 2일에는 특히 유명한 인물이 많이 태어났다. 먼저, 프랑스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1755년 이날 출생했다. 미국의 11대 대통령 제임스 K. 폴크와 29대 대통령 워런 G. 하딩도 이날 태어났다.     제1차 세계대전 휴전 조인식이 11월11일 있었다. 그리고 1889년 11월2일 노스다코타와 사우스다코타가 동시에 미국의 정식 주가 되었다. 그리고 1920년 이날엔 피츠버그에서 KDKA 라디오 방송국이 방송을 시작했다.    같은 숫자가 두 개 겹친 날엔 좋은 일이 일어난다는 말이 있는데 꼭 그런 것만은 아닌 듯하다. 1890년 11월 22일에는 유명한 프랑스 대통령 샤를 드골이 태어났지만  1963년 이날엔 미국의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이 벌어졌다.     역사적으로 11월 19일에도 많은 일이 있었다. 수에즈 운하를 설계한 프랑스 과학자  페르디낭 드 러셉스가 1805년에, 1831년에는 미국 20대 대통령 제임스 A 가필드가 태어났다. 또 유명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게티스버그 연설(Gettisburg Address)도 1863년 이날 있었다. 그리고 1917년엔 인도의 유명 정치인 인디라 간디가 태어났다. 그리고 끝에 0이 붙은 날에도 많은 인물이 출생했다. 1483년 11월 10일에 독일의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가, 1844년 이 날엔  캐나다 수상을 지낸 존 S. D. 톰슨이, 그리고 1874년에는 미국의 북극 탐험가 도널드 맥밀런이 출생했다.   또 1866년 11월20일엔 초대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를 지낸  케니소 M. 랜디스가 태어났다. 그런가 하면 2차 세계대전 기간인 1943년 이날에는 미국이 일본군을 물리치고 타라와 (Tarawa)를 점령했다.     또 11월30 일엔 ‘걸리버 여행기’를 쓴 조너선 스위프트가 1832년,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이 1835년, 영국의 정치가 윈스턴 처질 경이 1874년 이날 태어났다.     11월이 국화와 함께 우리를 찾아 왔다. 아름다운 국화처럼 우리의 삶도 아름다워지길 바란다.                                               윤경중 / 연세목회자회 증경회장열린 광장 명암 프랑스 대통령 대통령 제임스 대통령 워런

2022-11-08

[J네트워크] 대통령 부속실 논란 언제까지…

지난 5월 11일 미국 부통령의 남편과 단독 인터뷰를 진행하며 백악관 측과 주고받은 e메일 및 메시지는 100통이 넘었다.     주말과 새벽을 포함해 이뤄진 실시간 소통 시스템의 스피드와 효율성이 놀라웠다. 담당 스태프 7~8명이 기자의 신변 정보를 꼼꼼히 검토하고, 과거 기사를 영어로 번역·리뷰했으며, 쓰고자 하는 기사의 취지를 살핀 뒤에야 OK 사인이 났다.     인터뷰 확정 뒤에도 실무 스태프들이 그날의 동선 등을 기민하게 점검했다.   이들이 ‘SG’라고 칭한 세컨드 젠틀맨, 더글러스 엠호프가 서울 광장시장에서 빈대떡을 맛보고, 청계천 광장을 걸으며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모든 순간, 실무진은 매의 눈으로 현장을 훑었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백악관과 국무부 간 팀워크는 프로페셔널리즘 자체였다. 이동하는 모터케이드 안에서 실무자에게 사무실에 관해 물었더니, 그는 “형식보다 SG가 성과를 내는 게 중요하지 않으냐”고 되물었다. 우문현답이었다.   이 대답을, 대통령실 제2부속실 설치 여부를 놓고 이해득실을 따지는 이들에게 그대로 보낸다.     한국이 지금 전대미문의 퍼스트레이디를 맞이한 건 사실이다. 그렇다고 각자 정치 성향 및 성역할론에 따라 갑론을박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될까. 부속실 문제로 다툴 시간에 퍼스트레이디를 국격에 맞도록 어떻게 디자인하고 보좌할지를 두고 머리를 맞대는 게 낫지 않나.   21세기에조차 ‘치맛바람’이라는 단어가 퍼스트레이디 관련 헤드라인에 등장하고, 선배 퍼스트레이디가 “대통령 뒤에서 조심스럽게 걷는 모습도 잘하셨다”는 말을 칭찬으로 하는 현실에 위화감을 느끼는 건, 기자가 22세기적이란 얘기일까.     남편 조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해 질 바이든 여사가 우크라이나에 나 홀로 순방을 가는 시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났던 한 지인은 기자에게 “가장 많이 한 말이 ‘(퍼스트레이디) 브리지트의 도움이 필요한데 어디 있지?’였다”고 귀띔했다.     각국이 지도자의 배우자들을 외교 자산으로 활용하는 지금, 한국은 어디로 가고 있을까.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외교 데뷔를 하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국민에 대한 의무는 뚜렷하다. 국격 상승과 국익 도모다. 퍼스트레이디로서 김건희 여사의 모든 행동은 이 명확한 원칙에 따라 정제된 적극성과 효율성으로 진행되면 된다. 미국의 SG, 엠호프 역시 변호사로 평생을 살았으나 전문 실무진의 보좌를 받으며 멋진 공공외교를 하는 것처럼.     소모적 형식 논란은 정권의 영혼을 좀먹을 뿐이다. 뭣이 중한지, 되새길 때다. 5년은 길지 않다. 전수진 / 한국 중앙일보 투데이·피플 팀장J네트워크 대통령 부속실 대통령실 제2부속실 대통령 부속실 프랑스 대통령

202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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